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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의 협업 설계, 기술보다 사람이 먼저다

특집

​이상석 런던시티대학 Bayes Business School 객원교수 / 《데이터 드리븐 리포트》 저자

등록 : 2025-12-23 13:05:25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생성형 AI는 HR 실무자에게 '실험적인 기술'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제는 AI가 이미 HR의 일상 업무 속으로 깊숙이 들어와 채용, 학습, 조직진단, 커뮤니케이션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사용해본 적 있는 기술'이 아니라 '없으면 불편한 도구'가 되어가는 중이다. 

흥미로운 지점은 개인이 체감하는 AI에 대한 분명한 효과와 달리, 조직이 체감하는 효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다는 사실이다. MIT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조직의 AI 도입 시도 중 95%가 실패에 가까운 결과를 냈다. 지난달 실시한 보스턴컨설팅그룹 조사에서도 임원의 66%가 자사의 생성형 AI 도입 진행 상황에 대해 "모호하거나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이처럼 조직 차원의 성과가 제한적인 이유는 'AI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개인의 업무 개선이 곧바로 조직 성과로 번역되지 않는 구조 때문이다. 구성원이 AI로 초안을 더 빠르게 만들고 정리하더라도, 승인·검토·조율과 같은 병목이 그대로라면 전체 리드타임은 줄지 않는다. 더구나 HR 업무는 자동화보다 판단·해석·책임의 비중이 큰 영역이다. AI가 만든 결과물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검토하고, 어느 단계에서 사람이 개입하며, 최종 책임은 어디에 두는지에 대한 거버넌스가 불명확하면 활용은 금세 멈추고 만다. 

AI가 더욱 고도화되고 전사적으로 확산될 2026년을 앞둔 지금, HR이 비즈니스 임팩트를 만들기 위한 핵심은 결국 '설계'와 '배치'다. 우리는 AI와 협업하는 방식을 어떻게 설계하고, 어떻게 통제하며, 누구에게 결정권과 책임을 둘 것인가?


HR 기술 환경의 변화, 핵심은 '협업 설계' 
최근 AI 활용에 대한 HR 논의의 초점은 "어떤 AI를 도입할 것인가"에서 "인간과 AI가 어떻게 함께 일하도록 설계할 것인가"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중요한 점은 이 설계가 HR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협업 설계는 비즈니스 모델, 운영 방식, 리더십 철학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는 불가능하다. 

실제로 HR과 AI의 결합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HR의 역할과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도 함께 커지고 있다. 그러나 생성형 AI의 확산을 조금 더 긴 시간의 흐름에서 바라보면, 이는 완전히 새로운 전환이라기보다는 과거 ERP나 HRIS, 클라우드 기술이 등장했을 때와 유사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 당시에도 HR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며 효율성과 데이터 활용 측면에서 큰 변화를 경험했지만, 결국 핵심 질문은 언제나 같았다. '기술을 통해 사람을 어떻게 더 잘 이해하고,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것인가'이다.

협업 설계가 중요해졌다고 해서 HR의 본질이 바뀌는 것은아니다. 오히려 설계의 목적 자체가 '사람을 더 잘 이해하고,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기 때문에, 기술이 바뀌어도 HR이 답해야 할 질문은 동일하다. 다만 그 질문에 답하는 방식과 도구가 달라졌을 뿐이다. 


기술 변화가 이끄는 HR 기능의 재편
AI는 HR의 일부 업무를 대체하는 수준을 넘어, HR 기능 전반의 구조를 다시 짜도록 요구하고 있다. 자동화의 범위, 인력 구성의 변화, 그리고 이를 떠받치는 데이터 기반 등의 기술 변화는 HR의 역할과 일하는 방식을 동시에 재편한다.


AI 에이전트와 자동화의 가속
AI 에이전트AI Agent 도입을 통한 HR 자동화는 2026년부터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반복적인 운영 업무, 표준화된 커뮤니케이션, 데이터 정리 및 리포팅처럼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은 영역에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흐름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의 사례들을 보면 이미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채용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거나, HR 문의 응대를 1차적으로 처리하며 단기간 내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직 내 AI 에이전트를 도입하기 위해 고민하는 HR 실무자들의 현실은 많이 다르다. 그들은 HR 부서 특성상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가 AI 에이전트 도입의 가장 큰 제약 요인이라고 말한다. 민감한 인사 데이터를 활용해 생성형 AI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데이터의 질과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문제를 고려하면, '휴먼 인 더 루프Human-in-the-Loop'1)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특히 글로벌 기업의 HR 부서에서는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자동화 프로세스를 설계할 때, 초기 조직 설계 단계부터 사람의 개입 지점을 명확히 정의한다. 예를 들어 유니레버Unilever는 채용 과정에서 AI를 활용해 후보자 풀을 분석하고 추천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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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석 런던시티대학 Bayes Business School 객원교수 / 《데이터 드리븐 리포트》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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