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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자일 조직엔 애자일 코치가 꼭 필요할까

특집

정은혜 HR Insight 기자

등록 : 2019-02-26 15:30:07

애자일 조직의 핵심은 커뮤니케이션에 있다. 하지만 각기 다른 영역의 구성원들이 함께 업무를 진행할 때에는 이견이 생길 수 있고 갈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러한 과정을 살피고 원만히 이끌어가는 사람이 바로 애자일 코치다. '애자일'이라는 개념이 여전히 조직에서 낯설 듯, 애자일 코치는 더욱 낯선 존재이기만 하다. 하지만 단순히 경영전략 차원이 아닌 '애자일 문화 구축'으로 애자일 방식으로의 전환을 고민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애자일 코치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보길 바란다.


애자일 코치는 다소 생소하지만 소프트웨어 개발 조직에서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직무이다. 최근 기업에서 애자일 바람이 불면서 애자일 코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월 삼성SDS의 경력직 채용 공고도 애자일 코치가 포함되어 있었다. 삼성SDS는 이미 민첩한 조직을 위해 애자일 모델을 도입하고 애자일 코어팀이라는 담당 부서를 운영 중에 있다.
애자일 조직으로의 전환에 있어 애자일 코치는 꼭 필요한 존재일까. 애자일 코치가 필요하다면 외부 채용이 나을까, 내부에서 가능성 있는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좋을까. 이러한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라이엇게임즈에서 애자일 코치로 활동 중인 홍영기 매니저를 만났다.



Q 코치님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대학에서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했고 개발자로 9년 정도 일했습니다. 그 후 매니저 트랙을 밟으면서 개발 조직의 팀장과 PM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일을 하다 보니 어떻게 하면 일을 더 잘하게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됐고 '애자일'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그러던 중 10년 전 쯤에 애자일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제가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스크럼을 적용해보며 긍정적인 가능성을 확인하게 됐죠. 이러한 가능성을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 보고 싶어서 전업으로 애자일 코치 업무를 수행한지 이제 8년차가 되었습니다.

Q 10여 년 전이면 애자일이라는 개념이 조직에서 낯선 상황이었습니다. 이를 도입하고 실행하는 데에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비슷한 질문을 지금도 받아요. 물론 10년 전에는 더욱 많았죠. 애자일 방식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정적이었습니다. 너무 이상적이라는 것이었죠. 개념은 좋은데 한국에선 안 된다는 식이었습니다.
당시 제가 PM이었기에 저희 개발 조직에 도입해보는 것은 가능했어요. 구성원들의 역량을 믿었기에 새로운 프로젝트 방식으로 진행해도 문제가 없을 거라 판단했습니다. 당시 맡았던 프로젝트는 콜센터 프로그램 리뉴얼이었습니다. 이미 운영 중인 프로그램이었지만 완전히 리뉴얼 하는 작업이었고 대략 1년이 소요될 것으로 봤어요. 기존 방법대로 한다면 기존 프로그램 기능을 다 정리해 분석하고 직원들이 원하는 개선사항을 모아서 기획서 작성, 디자인, 개발 등의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헌데 애자일 방식을 통해 이 과정을 바꿨습니다. 먼저 큰 기능 위주로 나눈 다음에 하나씩 쪼개서 개발한 후 콜센터에 전달하고 고객의 피드백을 받으며 개선해 나가면서 다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식이었죠. 1년 프로젝트인데 크게 3회에 걸쳐서 전달했고 작게는 프로그램을 매주 배포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실제 상담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졌습니다. 완전히 전환되기까지 두 개의 툴을 써야하는데 프로그램 두 개를 병행해야 하는 불편함보다 새로운 툴을 써서 시간을 줄이고 편해지는 데서 오는 가치를 느낀 것이죠. 또한 상담원들의 불편사항을 지속적으로 반영해주니까 고객 만족이 좋을 수밖에 없었죠. 그렇다고 이 방법으로 시간 자체가 단축되지는 않았어요. 처음부터 그걸 의도하지도 않았죠. 기간도 동일하고 전체 비용도 동일했지만 프로젝트를 완료했을 때 고객 만족이 완전히 달랐고 여기서 가능성을 봤죠. 그 후에는 자신감을 가지고 애자일 방식을 적용했습니다.

Q PM과 애자일 코치를 겸업하다가 현재는 애자일 코치만 전담하신다고 했는데 그 역할은 어떻게 구분되나요?
팀 안에는 여러 리더십 역할이 있습니다. 리더들은 고객의 만족을 주는 좋은 제품을 만들어야 하고, 구성원들이 역량을 발휘하도록 돕고,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하죠.
애자일 코치는 프로세스와 피플에 대한 리더십을 가진 사람입니다. 스크럼 조직에서는 프로덕트 오너Product Owner가 제품의 방향성과 우선순위에 대한 결정권을 갖습니다. 일반적인 회사라면 팀장이 모든 리더십 역할을 수행하고 팀원들은 그 방향에 맞춰서 팔로우십만 가지게 되겠죠.  즉 리더십에 대한 권한을 분산시키는 것입니다. 애자일 코치는 어떻게 일할 것인가, 일을 할 때 어떤 역량이 필요한가, 우리 조직 안에서 심리적 안전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집중해서 봐야 합니다.
한마디로 관리자 및 프로젝트 리더가 주어진 미션을 해결하고 완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애자일 코치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인적자원, 프로세스, 조직 구조 등을 조직의 목표와 얼라인 하는 문화를 구축하는 역할을 합니다. 서로 바라보는 관점View이 다른 것이죠. 

Q 애자일 코치는 개발자 출신이 많을 듯합니다. 우수한 애자일 코치의 자격을 꼽자면 무엇이 있습니까?
아무래도 현재 활동하는 애자일 코치는 개발자 출신이 많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다보니 기획자나 디자이너 출신 애자일 코치도 있습니다.
애자일 코치의 역량으로 손꼽히는 것이 사람과 조직에 대한 애정과 관심, 호기심, 지속적인 학습 능력, 용기 등입니다. 쉽게 성과를 내기 어려운 영역이다 보니 단기적인 성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끈기있게 내다보고 자기 업무를 이어갈 수 있는 사람이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간혹 애자일 실행에 있어서 너무 교조적으로 치우치기도 해요. 이는 초보자가 흔히 하는 실수이기도 하죠(저 역시 초보일 때 비슷한 실수를 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균형감을 회복하고 노하우를 쌓아야 할 것입니다.

Q 애자일 코치로서 하루 일과를 얘기해 줄 수 있나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는데, 저는 출근을 하면 오전에 데일리 스크럼Daily Scrum을 준비합니다. 회사의 업무관리 시스템을 통해 개발자들이 어떤 작업을 했는지 내용을 확인하고, 데일리 스크럼에서 확인해야할 부분을 체크합니다. 데일리 스크럼을 하면서는 개발자들의 요청사항을 메모합니다. 다른 팀에 요청했던 사항이 제대로 피드백이 왔는지, 업무 장애 요소, 업무 진행 상태 그리고 팀원들 간의 분위기 등을 체크합니다.
저희는 스프린트가 2주 단위로 진행돼요. 스프린트 플래닝을 하고 마지막엔 데모와 회고를 하는데 중간에는 회고에서 다뤄야할 아이템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다음 플래닝을 고민하기도 합니다. 또한 장기 과제를 고민하고 팀원들의 역량개발을 위한 1대1 미팅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Q 이러한 일들이 팀 매니저와 역할이 겹치지 않나요?
보통 개발 조직에서 팀 매니저들은 본인의 주 업무가 따로 있습니다. 개발자 출신이면 개발을 리딩하거나 디자이너 출신이면 디자인을 리딩하는 거죠.
애자일 코치가 하는 역할이 팀 매니저 역할이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저희 같은 경우에는 팀 빌딩을 할 때 각 리더들의 책임 범위와 수행 업무 등을 리스트업 해서 나눠 가집니다. 역할에 대한 설계를 명확히 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저는 조직의 채용 결정 여부에 대한 권한은 없습니다. 팀에 인원이 부족하다는 판단은 같이 하지만, 채용 결정에 대한 권한은 매니저가 가지고 있죠. 사실 이런 명확한 역할 정의는 애자일 코치의 유무를 떠나서 조직이 기본적으로 가져가야할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충 팀장은 이런 역할을 한다는 식으로, 아무도 얘기해주지 않지만 느낌으로 알아서 하는 식이 아니라 각각의 역할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합니다.
리더십은 프로덕트, 피플, 프로세스에 대해 오너십을 가지는데 이 세 가지를 모두 잘하는 사람을 만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저 역시도 프로세스나 피플은 자신 있는데, 프로덕트에 대해선 센스가 떨어져요. 예를 들어 보통 개발팀장은 팀에서 가장 개발을 잘하는 사람을 세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떻게 하면 개발을 잘 할 것인가를 고민하겠죠. 팀원 관리에 대해선 신경을 못 씁니다. 알고는 있지만 여기에 쏟을 시간이 없어요.
HR이 고민할 지점은 바로 여기라고 봅니다. 우리 회사 팀에 필요로 하는 역량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숙련도를 요구하는지를 정리해 퍼포먼스 매트릭스를 만들고 조직을 구성할 때 이 팀에는 어떤 역량이 어느 정도 필요한지, 그걸 자생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지, 아니라면 어떤 사람을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해야 합니다.

Q 애자일 코치를 채용할 때 확인해야 하는 부분은 무엇이 있을까요.
우선 왜 우리 조직이 애자일 코치를 채용하려 할까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출발하길 권해드립니다. 애자일 전환은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하고 구성원과 리더십의 마인드셋을 바꾸며, 동시에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가져오게 됩니다. 애자일 코치를 통해 얻으려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생각하고, 이에 맞는 사람을 판단하려면 어떤 질문을 준비해야할지 고민을 먼저 하시길 권합니다.
제가 핵심적으로 확인하는 부분은 본인이 직접 발을 담그고 해결한 케이스나, 시도했지만 실패한 경험이 있는지입니다. 자발적으로 문제의식을 느끼고 직접 해결하려고 시도한 적이 있는지 확인하죠. 실패했다면 왜 실패했는지 인식하고 있는지, 다시 한다면 어떤 식으로 할지 묻습니다.
도메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 애자일 코치가 새로운 조직에 빠르게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특히 애자일 코치가 구성원들의 신뢰를 확보하는 데에 큰 작용을 하죠. 저는 개발자 출신이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의 팀 빌딩이 수월한 편이죠. 하지만 건설업으로 간다면 도메인 지식을 쌓고 업계의 고유한 문화와 맥락을 이해하는 데에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어느 정도 갖춰지면 그 다음부터는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습니다.

Q 애자일 방식을 도입하고 조직 운영을 하는 모든 기업에 애자일 코치가 필요할까요?
조직의 성숙도에 따라 필요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죠. 다만, 조직의 성숙도가 낮다면,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면 개인적으로 조직의 규모에 맞는 적절한 수의 애자일 코치는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해당 조직의 리더 역량 요건에 애자일 코치 역량이 포함된다면 그에 맞는 기준과 지원이 현재 적절히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살펴보길 바랍니다. 애자일 코치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기존의 리더들에게 요구되던 역량이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에 리더 스스로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타이거 우즈도 코치가 있어요. 그 코치는 타이거 우즈보다 골프를 잘 칠까요? 그리고 타이거 우즈는 코치가 한 명 뿐일까요? 타이거 우즈가 골프를 못 쳐서 코치가 필요한 게 아니죠. 타이거 우즈에게 코치는 더 잘하기 위해 필요한 존재입니다.

Q 조직에서 애자일 코치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은 무엇이 있을까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애자일 코치 활동은 결국 조직의 문화와 규범을 바꾸어 나가는 일이므로, 강력한 스폰서십이 필요합니다. 애자일 전환은 기존 규범을 재구성하게 되므로 적절한 스폰서십 없이는 기대하는 결과를 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장기적인 방향성을 가지고 꾸준히 지원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Q 앞으로 업무적인 고민이나 계획은 무엇이 있습니까.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하면 한국 상황에서 엔터프라이즈 레벨에서 애자일 조직을 만들고 변화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작은 단위 레벨에서는 저를 비롯해 많은 애자일 코치들이 좋은 사례를 만들어 왔으니까요. 단순히 개발 조직이 아닌 영업, CS, 지원, 임원 등 조직 전반에 걸쳐 애자일 문화를 만들어 가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정은혜 HR Insigh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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